의견 | 방랑시인 김삿갓과 조상- 조상 모른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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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에는 한반도면, 김삿갓면과 같은 독특한 이름을 가진 면이 있습니다.
김삿갓면에 대해서 몇마디 하고자 합니다.
김병연 (1807-1863)은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알려진 사람입니다. 순조7년에 태어나 철종 14년에 사망했습니다. 김병연은 경기도 양주 태생으로 안동 김씨이고 그 조부는 김익순이라는 사람으로 본디 무관 출신으로 1811년 규모가 컸던 평안도 홍경래의 난 당시 선천 부사였습니다.
김병연은 20세 때 민간 주도의 과거(급제자에게 관직이 수여되지 않음)인 백일장에 응시하였는데 시험의 주제가 역적 김익순의 죄상을 논함이었습니다. 김익순은 난이 일어났을 때 반란군에 투항하였으며, 싸우지도 않았는데도 돈을 써서 반란군 주모자의 한사람인 김창시를 붙잡아 자기가 열심히 싸운 양 조작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홍경래의 난은 진압되고 김익순은 처형을 당하였는데 이때 김병연의 나이 여섯 살이었습니다.
김병연은 김익순을 조롱하는 글로 백일장에 급제하는데 어머니로부터 김익순이 자기의 친조부임을 알게 되어 그때부터 전국을 떠돌며 방랑시인 김삿갓이 되었다고 합니다. 김병연은 4형제 중 차남이었는데 어머니가 네 아들을 데리고 영월 산골로 피신한 것이라 합니다. 김삿갓은 방랑시인에 어울리게 58세 되던 해 전라도 화순에서 객사하였는데 아들이 시신을 수습하여 영월에 모셨다고 합니다.
어느 집안에도 자랑스러운 조상과 그렇지 못한(?) 조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조상의 생애와 그 공과에 대해서 잘 알고있지 못하면 김삿갓과 같은 비극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김삿갓이 어린 나이에 일어난 일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어머니도 감추려고 했을 것이므로 김삿갓은 김익순이 자기 조부라는 생각을 했을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 조상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야 함을 일깨우는 김삿갓의 내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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