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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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07 03:01
치매 老母 8년째 돌보는 '치매 홍보대사' 영화배우 박철민씨
영화 '화려한 휴가', '위험한 상견례', '오싹한 연애' 등에 출연한 명품 배우 박철민(46)씨는 요즘 매주 한 번씩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부모님 댁을 찾는다. 8년째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78)를 뵙기 위해서다. 박씨는 작년 가을 광주광역시에 살던 부모님을 서울 송파구로 모셨다. 박씨는 "나이 여든 되신 아버지 혼자서는 (어머니를 돌보기에) 무리라고 생각해 억지로 모시고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 집에 가자마자 어머니 손발을 주물러 드린다. 빗으로 머리를 빗겨 드리거나 밥을 떠먹여 드리면 어머니는 어린애처럼 배시시 웃는다. 집을 나설 때는 어머니를 꼭 안아준다. 박씨는 "어머니 얼굴을 쓰다듬거나 볼을 비비면 마치 딸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어머니를 자주 뵈면서 전에 없던 따뜻한 정이 다시 생겨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 집에 가자마자 어머니 손발을 주물러 드린다. 빗으로 머리를 빗겨 드리거나 밥을 떠먹여 드리면 어머니는 어린애처럼 배시시 웃는다. 집을 나설 때는 어머니를 꼭 안아준다. 박씨는 "어머니 얼굴을 쓰다듬거나 볼을 비비면 마치 딸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어머니를 자주 뵈면서 전에 없던 따뜻한 정이 다시 생겨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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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영화배우 박철민(46)씨가 어머니의 치매 투병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하지만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힘이 돼준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박씨는 "간병인은 따로 썼지만, 누나와 여동생, 아내가 돌아가면서 광주에 내려가 말동무도 해 드리고, 음식도 해 드리면서 어머니를 돌봤다"고 했다. 그도 촬영이 없는 날이면 고향 집을 찾아 어머니와 시간을 보냈다. 치매 환자는 최근보다 예전 기억을 쉽게 떠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가족 앨범을 보면서 옛 기억을 끄집어냈다. 손을 꼭 잡고 함께 산책도 갔다. 어머니는 신경질을 부리다가도 자식들이 오면 금세 새색시처럼 얌전해졌다. 서울로 올라온 뒤부터 어머니는 문화학교에서 한글도 배우고, 복지회관에 가서 친구도 사귄다.
박씨는 "올 설엔 어머니가 낮잠 자던 내 배 위에 이불도 덮어주셨다"며 "8년 전과 비교해도 어머니의 상태가 별로 나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직도 애창곡인 '목포의 눈물'을 2절까지 다 부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치매 홍보대사'가 된 박씨는 치매를 이겨내는 데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매는 개인의 병이 아니라 가족의 병, 세상을 만나야 이기는 병입니다. 가족이 치매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교육을 받으면서 '함께 이겨내기'에 나선다면 치매도 더 이상 외롭고 슬픈 병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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